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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로얄층

임부택 2010. 7. 15. 15:58

 

 

우리나라에 아파트란 이름이 처음 등장한 건 1930년의 일 입니다.

 

서울 회현동에 일본 기업인을 위한 관사로 지은

 3층짜리 건물 '미쿠니(三國)아파트'였습니다.

 


'아파트'란 용어는 영어의 'Apartment'가

 일본어의 'アパ-ト(아파토)'를 거쳐, 우리나라에선 '아파트'가 된 것입니다.
즉, '아파트'는 일본어식 영어인 셈입니다.

 

사실 아파트란 의미도 언어권별로 조금씩 다르죠.


우리나라의 '아파트'가 분양용 공동주택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데 반해,
영어 'Apartment'는 임대용 공동 주택을 뜻하며, 일본어 'アパ-ト'는 서민형 연립 주택을 지칭하고

 우리나라의 아파트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マンション(Mansion, 맨션)입니다.


우리나라의 주택 건설 촉진법에서는

 5층 이상의 공동 주택을 아파트라 규정하고 있으며, 4층 이하의 연립 주택과 구분하고 있죠.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한국식 아파트는 '미쿠니(三國)아파트'로부터

 30년쯤 더 지나서야 탄생합니다.

 

1958년 11월, 중앙산업㈜이 성북구 종암동 고려대 옆 언덕에 지은 '종암아파트'입니다.

 

 

해방 이후 한국 최초의 아파트였던 이 아파트의 낙성식 축사에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이렇게 편리한 수세식 화장실이 종암아파트에 있습니다.

정말 현대적인 아파트입니다"라고 감격했다 전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지만,아침마다 배를 움켜쥐고

 공용 화장실 앞에 줄을 서야 했던, 당시로서는 큰 사건(?)이었던 셈입니다.

종암아파트는 방 2칸에 거실, 주방, 창고에 발코니까지 딸린 고급 주택이었습니다.

 

5,16군사정변 이후 박정희 대통령은

주택난 해소를 위해, 주택공사에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지시합니다.

 

이때 탄생한 게 서울 도화동 '마포아파트'.

6층에 연탄보일러와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아파트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1962년 말 입주가 시작되자, 분양률은 10%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당시 월평균 소득 6600원이었던 도시 근로자에게, 월세 3500원은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거죠.


사실 당시에 아파트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했고, 특히 고층은 인기가 없었습니다.
 고층 아파트 자체가 왠지 위험하고, 불안해 보이던 시대였으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건축업자들은 이러한 고질적인 미분양 문제를 해결할 시나리오를 기획했습니다.

 

 몇몇 돈이있는 중개인들과 합심하여
5층에서 10층까지 미분양된 아파트(당시엔 15층미만의 아파트였음)를
분양가보다 조금 싼 가격에, 계약금만 지불하고 모두 거두어 들인 겁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들이 확보한 아파트가

조망권이 탁월하고 인기가 높아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고,

신문등 지면과 입소문을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중개인은 사무실에 손님이 오면 '딱 하나 나온 정말 좋은 물건'이라고

 소개하면서, 프리미엄을 충분히 얹어 매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즈음 생겨난 말이 바로 로얄층입니다.

 

 
그렇다면 로얄층은 몇 층일까요?

아파트의 로얄층은 시대에 따라서 변하는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 80~90년대 ■

소위말하는 1/4 법칙이 적용되던 시대입니다. 예를들어 25층아파트의 경우 
저층의 경우 1~6층, 상층의 20~25층을 제외한, 나머지인 7~ 19층을 로얄층이라 하던 시대입니다.


■2000년~2005년■

조망권이나 일조권이 과거 로얄층 개념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종전의 견해인 1/4법칙에 의한 7~19층 로얄층과 최상층을 제외한

 20~24층이 새롭게 로얄층으로 등장한 시기입니다.

아파트가 고층일 경우 더욱 그런 현상을 보입니다.
만약 30층아파트에 27층부터 한강이 조망 가능하다면? 당연히 가격차이를 보이겠지요?


■2005년~현재■

로얄층이라는 단어보다는 오히려 선호층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아파트 로얄층의 개념 역시 세분화 되고 있습니다.

 

아파트의 방향(동향,서향등) 및 층수(고층화), 조망권(바다,시내야경,공원,산)등과
같은 단지, 같은 동이라도 로얄층이라 구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분양가만으로 본다면, 대부분 기준층 > 3층 > 2 층> 1층의 순으로
저층은 기준층 100 % > 3층 97% > 2층 95% > 1층 93.5% 정도로 가격이 싸게 분양이 됩니다.

 

물론 이것 역시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입지나 건설사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은 1층 전용정원을 만들어주는 아파트들이 생기면서
1층도 로얄층보다 가격이 비싸게 형성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까요.

 

 

  

이야기가 길어진 것 같습니다.

 

얼마전 모 방송사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아파트 주민들이 선호하는 로열층은
엘리베이트가 있는 6층~15층 범위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물론 아파트의 가치는 다수의 사람들이 인정할 때, 비로소 그만큼의 대우를 받는거겠죠.

 

그러나 선입견은 버린 상태에서 접근해야할 것입니다.

 

조망권이 우선인 분에게는 고층이로얄층이며,
부모님이나 어린자녀와 동거하는 분이라면 저층도 로얄층이니까요.

 

이렇듯 저층은 저층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고층은 고층대로 장점이 있는 것이겠죠.


사견입니다만, 매매가격의 측면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살기에 좋거나, 내마음에 드는 그런 곳이 바로 로얄층이 아닐까요?

 

 

 

원글 : http://cafe.daum.net/anyangguide